[투표용지 부족 파문②] 투표용지 부족 사태, 3.15 부정선거 기억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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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지 부족·투표 중단 전국 곳곳서 확인
3.15와 성격은 달라도 ‘선거 불신’ 파장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 관리 부실 논란을 넘어 참정권 침해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부 투표소에서 실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일시 중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거 절차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1960년 3.15 부정선거의 역사적 기억까지 소환하고 있다. 당시 선거 부정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4.19혁명으로 이어졌던 것처럼 선거 관리에 대한 불신으로 서울 송파구 잠실 6.3 지방선거 올림픽경기장 개표소 일대는 규탄 시민들로 인파만파를 이루고 있다. 민주주의의 정당성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관위 1차 자체 조사 결과 투표용지가 부족하다는 연락을 받고 추가 투표용지를 보낸 투표소는 전국 67곳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 추가 투표용지가 사용된 투표소는 50곳, 투표가 일시 중단된 곳은 22곳으로 집계됐다. 당초 일부 지역의 일시적 혼선으로 알려졌던 사안이 전국 단위의 선거 관리 부실 문제로 확대된 셈이다.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사실에만 있지 않다. ▲선거일 당일 추가 송부된 투표용지 사용 확인 절차 ▲현장 관리의 선거법 부합 여부 ▲투표 지연으로 실제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 확인 ▲투표함 관리와 개표 과정에서의 참관권 보장 등 쟁점 사안이 적지 않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투표권 행사와 개표 신뢰 전반을 건드리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는 결과뿐 아니라 절차가 함께 신뢰받아야 정당성을 갖는다. 이런 점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거 자체에 대한 불신을 키운 대표 사례가 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와 이후 절차가 지연됐고 투표함 이송과 개표 절차의 투명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현장 시민들은 선관위의 설명만으로는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며 책임 규명과 절차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3.15 부정선거와 비교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3.15 부정선거는 자유당 정권 차원의 조직적 선거 부정으로 기록된 사건이다. 반면 이번 사태는 현재까지 선관위의 행정 부실과 절차 관리 실패가 핵심 쟁점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다만 두 사건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선거 관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때 국민적 분노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3.15 선거는 선거 전부터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렸다. 이후 마산 시민과 학생들의 항의시위, 경찰 발포, 김주열 열사 사건 등을 거치며 국민적 항거는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선거 절차의 불공정성이 정권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로 확산된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도 시민들의 분노는 선거 결과 자체보다 절차적 신뢰의 붕괴에 집중돼 있다.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원인 ▲현장 대응이 늦어진 이유 ▲추가 투표용지 관리 절차 ▲투표함 이송 과정 ▲개표 참관의 적정성 등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는다면 선거 결과에 대한 불신은 쉽게 가라앉기 어렵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허철훈 사무총장도 사의를 밝혔다. 선관위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원인과 책임 소재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책임자 사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 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투표용지 수급과 투표함 관리, 개표 절차 전반을 공개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투표용지 부족 문제를 넘어 투표함 관리와 개표 절차의 신뢰성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민들은 추가 투표용지 사용 과정과 투표함 이송·개표 절차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거 관리 불신이 커질 경우 3.15 부정선거 때처럼 정국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