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스페이스X·비트코인, 닮은꼴…정치·신념이 납득 안될 가치 만들어"
본문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18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스페이스X의 최근 기업공개(IPO) 열풍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다시금 비트코인을 함께 거론했다.
그는 우선 스페이스X가 지난해 18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49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같은 기업은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음에도 스페이스X는 약 2조75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이처럼 높은 가치평가를 부여하는 이유가 실적보다는 일런 머스크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머스크를 마치 마법사(wizard)처럼 여기고 있다”고 표현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막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스페이스X의 가치가 정말 기술력 때문인지, 아니면 머스크가 정치권력과의 관계를 통해 얻는 이른바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의 혜택 때문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의 미래 사업 전망보다 정치적 영향력에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크루그먼은 이러한 논리를 비트코인으로 확대했다. 그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사기(scam)”라고 비판했지만, 2024년 대선 과정에서는 친비트코인 정책을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2024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하기 시작했다. 당시 트럼프는 미국을 “세계 비트코인 초강대국(Bitcoin Superpower)”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그 결과 비트코인은 2025년 10월 6일 사상 최고가인 12만6080달러를 기록했다.
크루그먼은 “당시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약 2조5000억달러에 달했는데, 이 수치가 현재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와 거의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5년 후반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는데 이는 경제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요인 때문이었다”면서 비트코인이 사실상 트럼프 트레이드(Trump Trade)의 결과라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의 지지율과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되기 시작하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하락했다”며 “초기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매수한 뒤 후발 투자자들, 즉 트럼프 신봉자(Trump Believers)들에게 비트코인을 넘기며 수익을 실현했다”고 비판했다.
크루그먼은 비트코인에 대한 대표적인 회의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1년부터 비트코인이 심각한 디플레이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도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오직 신비감(mystique)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